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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May 08 정보통신 단자함으로 오디오 연결하기

우리 어머니는 PC로 음악을 들으신다 (우리 회사가 운영하는 멜론 서비스의 열성 사용자임! :) ). 그런데 얼마 전 새로 지은 집으로 이사를 하시면서 PC가 침실로 들어가게 되어 주 거주공간인 거실에서 음악을 듣기 어렵게 되었다. 유비퀴터스니 뭐니 해도 아직도 거실에서 합법적으로 온라인 음악을 듣는 것은 자동차에서 듣는 것 만큼이나 어렵다. 멜론이 SqueezeboxAirPort Express와 같은 디바이스들을 지원하는 것도 아니고 깨끗한 새 집의 문틈으로 또는 벽에 구멍을 뚫어 오디오 케이블을 연결할 수도 없고.

그래도 가족 CIO로서 뭔가 답을 찾아야겠기에 생각해낸 것이 요즘 새 집에는 모두 있는 정보통신 단자함을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흔히 현관 등에 있는 정보통신 단자함은 각 방의 RJ-45 콘센트와 CAT-5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고 전화 1대만 이용하는 방이라면 3쌍의 twisted pair 케이블이 사용되지 않고 남아있다. 이 중에서 두쌍을 이용하면 라인 레벨의 오디오 신호를 보낼 수 있다. 어머니댁은 아직 PC를 한대밖에 사용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무선랜 공유기나 무선 전화기를 이용하면 기존에 설치된 CAT-5 케이블에서 두쌍의 케이블을 오디오에 할당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벽의 콘센트를 열어 확인해보니 이 집의 경우 링크된 문서와는 약간 달리 배선되어 있었으나 (전화선이 푸른색과 오렌지색) 크게 문제될 것은 없었다. CAT-5 케이블을 잘라 RCA잭과 연결하고, 단자함에서 두 방의 초록색, 갈색 단자를 각각 연결했다.

그런데 연결을 확인하다 보니 오디오가 연결이 안 됨은 물론, 전화마저 안되는 것이었다! 결국 KT 기사가 와서 확인해보니 단자에 선을 충분히 밀어 넣지 않은 것이 원인. 내가 부탁한대로 다시 연결해주면서 “해드리는거야 쉽지만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건 본적이 없다”고 의아해 하면서도 출장비도 받지 않았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연결은 성공, 침실 PC의 line out을 거실에 있는 액티브 스피커에 연결할 수 있었다. 유일한 문제는 하나의 line-out에 침실과 거실의 스피커가 동시에 연결되어 있는 상황에서 PC가 꺼지면 출력이 high impedance가 되면서 ground loop에 의한 험이 발생한다는 점. 물론 스피커도 꺼버리면 되기는 하지만, 10K 정도의 저항을 line-out에 병렬로 연결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저항 두개를 사러 나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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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May 08 “고객님의 휴면계좌 현황을 알려드립니다”

한 은행으로부터 “고객님의 휴면계좌 현황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메일을 받았다. 그런데 그 메일을 열어보려 하니 firefox에서는 안되고 또 뭔가 보안솔루션을 설치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도 은행 사이트에서 로그인하는 것보다는 덜 귀찮으려니 생각하고 IE로 열어보려 하니, ActiveX가 뭔 프로그램을 시스템 디렉토리에 설치까지 하느라 숱한 보안 경고가 떠서 결국 보안을 한동안 해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힘들게 열어본 메일의 내용에는 정작 내 휴면계좌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고 “1년 이상 거래가 없는 통장이 있으니 지점을 방문해달라. 계좌번호는 정보 보호를 위해 전화로도 알려줄 수 없다”는 것이 다였다.

메일이나 전화로 정보를 알려줄 수 없는 것은 법률이건 다른 이유 때문에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기껏 그런 계좌가 있다는 사실을, 그것도 이미 메일 제목에서 다 드러났는데 나머지 일반적인 안내를 굳이 보안 솔루션으로 암호화해서 보내야 하나? ActiveX에 의존하는 소위 “보안 솔루션”이 오히려 온라인 보안을 해치고 있다는 얘기는 지난 번에 했지만, 보안이 필요하지도 않은데 이렇게 쓸데없이 ActiveX를 남발하거나 주민등록번호를 온갖 곳에 입력해야 하는 경우가 점점 더 늘고 있다.

일차적인 책임은 내용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마도 몇 몇 보안 솔루션 업체의 로비에 넘어가서 쓸데없는 규정과 정책을 남발하는 당국에 있을 것이고, 그 다음으론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 부분까지 이런 기술을 생각없이 적용하는 은행등의 IT 부서(또는 누가되었건 보안 솔루션 적용을 결정하고 지시한 사람)에게 책임이 있을테고, 마지막으로 자사 이익만을 위해 인터넷 전체의 건전성에 대한 고민 없이 이런 “솔루션”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들에게 책임이 있을 것이다. 정부, 은행, 솔루션사 모두 결정권자는 아마도 기술은 제대로 모르고 자기 실적이나 책임 회피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겠지만 이들이 결합하면 그 영향력은 마이크로소프트도 못 당할만큼 강하다 (Vista가 아직도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라). 그 밑에서들 일하는, 내용을 제대로 아는, 기술자들은 제발 좀 목소리를 내 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