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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it ain’t broke, fix it any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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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Sep 05 영화 배급 체계의 새로운 시도

영화를 극장에서 상영함과 동시에 인터넷과 DVD로도 출시한다. 이러한 시도는 물론 관련 업계의 많은 논란을 불러올 것이고, 상업적으로 성공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그러나 나는 일단 바람직한 방향의 시도라고 생각한다. 관객과 영화제작사 모두에게 말이다.

굳이 iTunes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적절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컨텐트를 이용하기 쉽게 제공하면 상업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유료 서비스가 공짜/불법 P2P보다 더 쓰기 불편하고, 새로운 컨텐트가 더 늦게 올라오고, 구입한 컨텐트의 활용에도 제약이 훨씬 많다면 과연 이걸 외면하는 소비자들만을 비난할 수 있을까? 컨텐트 권리자와 여러 이해 관계자들이 DRM과 같은 기술적 디테일을 갖고 시간을 끄는 동안 소비자들은 점점 불법, 공짜 컨텐트를 이용하는 것이 익숙해져만 간다. 사실, DRM은 완벽할 필요가 없다. iTunes로 다운로드받은 음악은 비록 DRM에 의해 보호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걸 (아무런 보호장치가 없는) 오디오 CD로 구울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주변 사람들이 네트웍으로 공유할 수도 있다. 이런 걸 못하게 해봤자 어차피 오디오 출력쪽에서 capture해버리면 막을 방법이 없는데 기존 미디어에서 허용되던 것을 굳이 막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VCR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비디오가 불법으로 복사 유통되었던 것이 이후 별로 문제되지 않을 정도로까지 된 것은 매크로비전 때문이 아니라 저렴한 가격에 가까운 비디오샵에서 빌려다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DVD의 지역코드만큼 멍청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지역별로 영화 상영 일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수십년전 클래식 영화에 대해서까지도 습관적으로 지역코드 제한을 함으로써, 비록 소수이지만 영화 매니아들이 자국에서 출시되지 않는 영화를 외국으로부터 사 볼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고 있다. 어차피 DVD 지역 코드가 유명무실하게 되었고 오히려 불법 컨텐트를 보는 구실만 강화해주고 있는 지금 왜 이걸 그만 사용하지 않는 것일까? 누군가 용감하게 “이제 우리회사의 DVD의 지역코드는 모두 0으로 합시다”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일까?

기업이란 경제 논리에 의해 움직이며,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집단임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기술의 진보가 사람들에게 가져다줄 수 있는 혜택을 시대에 뒤떨어진 논리와 폐쇄적인 이해 관계 집단의 담합으로 차단하면서도 제방의 구멍이 점점 커지는 것을 보고만 있기 보다는, 새로운 환경에 맞는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고 필요하면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다른 사업 파트너를 설득하거나 원가를 절감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는 것 역시 기업의 몫일 수 밖에 없고, 이런 점에서 “Don’t be evil”을 내세우는 구글, 혹은 매력적인 상품을 낮은 가격에 공급하는 애플과 같은 기업이 기업 가치를 키우면서도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이다.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물론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런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는지, 고민이라도 진지하게 해보았는지 많은 기업들에게 되묻고 싶다.

19 Sep 05 확률, 우연, 믿음 그리고 예산수립

Wired의 My IPod for a Random Playlist에서 글쓴이는 MP3 플레이어에서 음악을 무작위(random)으로 들을 때의 경험을 얘기하고 있다. 무작위로 나와야 하는데, 제대로 무작위화(randomize)가 안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 결국 그것은 MP3 플레이어의 pseudo random number generator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확률이 수학적인 확률과 다르다는 것이 원인. 일예로 한 방에 23명이 있을 때 이들 중 생일이 같은 사람이 있을 확률이 50%가 넘는다고 한다. 역시 잘 믿어지지 않으므로 잠깐 검사해보자. 두번째 사람이 첫번째 사람의 생일을 피해갈 확률이 364/365, 세번째 사람이 먼저 두 사람의 생일을 모두 피해갈 확률이 363/365, … 그러므로 23명의 생일이 모두 다를 확률은, Python을 이용해보면:

>>> reduce(lambda p, i: p*(365-i)/365, range(23), 1.0)
0.49270276567601445

위의 경우와 같이 실제로 계산해보면 대충 감으로 생각한 것과는 다른 경우가 꽤 있다. 어떨 때는 아무리 객관적 사실을 알더라도 그걸 적당한 이유로 덮어버리고 느낌에 따라 비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경우도 많다. 지표를 가진 태양계의 모든 행성 표면을 뒤져보면 오른쪽 사진 정도의 지형이 없으면 오히려 이상할텐데 이걸 갖고 대단한 증거인양 믿는 사람들도 있다. 미신이나 종교의 일정 부분, 징크스, 터부 등과 같은 것들이 이런 식으로 생겨나거나 강화된다. 개중에는 이런 잘못된 생각을 적극적으로 고쳐주려는 사람들도 있다. Scientific American의 Skeptic이라는 컬럼을 쓰는 Michael Shermer가 그런 사람. 그 글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으로 다음과 같은 얘기가 있다:

평균적으로 당신이 아는 사람 중에 1년에 10명이 사망하고, 당신은 아는 사람을 평규적으로 1년에 한번 생각한다고 하자. 그러면 약 3억명의 미국인 중 1년에 77명은 어떤 사람이 죽는 5분 동안에 그 사람을 우연히 생각한다. 이런 믿기 어려운 경험을 한 사람 중 일부는 공공연히 그 얘기를 하게 되고, 결국 사람이 죽을 때 영혼이 다른 사람을 방문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게 된다.

Miracle on Probability Street, August 2004, Scientific American

우연히도(?) 이 글을 쓰게 된 동기인 앞의 와이어드 뉴스를 읽기 조금 전에 잭 웰치의 “위대한 승리”에서 재무적으로 정교한 전략과 예산 수립에 대해 부정적으로 얘기하는 글을 읽었다. 나도 재무쪽에 워낙 무지하고 수많은 가정을 넣어 숫자 계산하는 것을 안 좋아하기 때문에 잭 웰치의 글을 읽으면서 “그러면 그렇지, 이런게 중요한게 아니지”하고 맞장구를 쳤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냥 감으로만 생각해보기 보다는 많은 가정이 있더라도 숫자를 한번 계산해보는 것도 필요하겠다. 물론 잭 웰치는 그런 건 다 마스터한 후에야 별로 중요치 않다고 얘기하는 것일테니.

17 Sep 05 Star Wreck: Star Trek vs. Babylon 5

Star Wreck: In the Pirkinning은 스타트렉과 바빌론5의 팬들이 만든 패러디 영화이다. 현재 DVD를 판매하고 있고 인터넷으로는 10월 1일부터 무료 다운로드 예정인데, DVD를 사려다가 카드 결재가 안되어 (PayPal은 가능) 결국 기다리지 못하고 bittorrent로 구해 봤다.

전체적인 내용은 스타트렉 시대의 멤버들이 과거(현재)의 지구로 돌아가게 되어 조용히 살려고 했으나 참지 못하고 제국과 우주선단을 만든 후 바빌론 5가 있는 평행 우주를 발견, 전쟁이 벌어진다는 것.

영화속의 각종 이름들은 스타트렉과 바빌론5의 이름들을 적당히 바꾼 것들. 제목부터 바빌론5의 “In the Beginning”을 연상시킨다. DVD의 제작과정을 보면 프로듀서이면서 영화속의 주인공이기도 한 Samuli Torssonen가 옛날부터 유치한 애니메이션으로 스타트렉 패러디를 만들다가 친구들과 합심해서 이번 작품까지 만들어 내었다고 한다. 스타워즈 패러디 영화인 “StarWars Revelations”의 경우에도 그랬지만, CG는 수준급이고 스토리도 괜찮은 편. 아무래도 배우들의 연기가 서툰 것은 어쩔 수가 없지만 어차피 처음부터 큰 기대는 하지 않았으므로 진지하게 내용에 몰두해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정도는 된다.
스타트렉보다는 바빌론5의 팬인 나로선 결국 스타트렉쪽이 판정승하는 스토리가 약간 불만이긴 하지만 둘 중의 하나라도 좋아하는 팬이라면 반드시 놓치지 않고 볼만한 영화이다. 핀랜드 영화이므로 자막은 필수. DVD 이미지 파일을 구하면 영어 자막으로 볼 수 있다.

아마츄어들의 능력 범위 안으로 들어온 비디오 편집과 CG 기술, 그리고 인터넷 시대의 remix culture가 결합하여 과거에는 꿈도 꿀 수 없었던 수준의 패러디 영화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적절한 배급망과 함께 영화의 long tail로 이어질 것인지 궁금하다.

Omega-class Destroyer, White Star, Starfury 총출동. 물론 여기선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이건 스타트렉의 어느 시리즈의 엔터프라이즈에 해당하는지? 스타트렉 팬들의 코멘트 요망

바빌론5의 후편인 Crusade의 Excalibur도 등장한다.

바빌론5에 비해 엔터프라이즈가 너무 작은 것 아닌가? 아뭏튼 민간인이 수십만이나 타고 있는 우주정거장을 공격하다니!

엔터프라이즈의 실드도 오메가급 구축함의 강력한 레이져를 막지는 못하는 듯

14 Sep 05 심심하다 생긴 일

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딸애가 그린 만화. 귀엽게 봐주세요~

13 Sep 05 그들만의 인터넷

요즘 유비쿼터스(ubiquitous)라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한마디로 어디서든 무슨 기기이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얘기인 것 같은데, 그렇게 해서 지금보다 뭐가 얼마나 더 좋아질 지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물론 뭔가 조금이라도 더 편해지기는 할 것이고 TV 리모콘이 그랬듯이 단지 몇M 덜 움직여도 되는 것이 큰 변화를 가져올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건 남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봐도 그다지 “킬러앱(killer app)”이라고 할만한 것은 안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다들 관심이 많은 것은 어떻게든 시장을 확대해야 하는 IT업계일 뿐, 정작 소비자는 별 관심이 없는 것 아닐까.

나는 IT업계의 블루 오션은 ubiquitous가 아니라 아직 인터넷과 정보기기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계층에 있는 것 아닐까 한다. 저개발 국가의 경우야 뭐 말할 나위도 없지만, 우리 사회를 보더라도 10~30대 정도나 많이 사용할 뿐, 나머지 인구는 인터넷 사용율이 훨씬 떨어지는 것 같다. 내 경우 집에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나이드신 분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자주 실감하는 편이다 (그래서 Copilot같은 서비스에도 관심이 많다). 영어가 서툴고, 새로운 것을 계속 접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DVD를 빌려다 영화 한편 보는 것도 무척 어렵다 (Blue ray건 HD DVD건 그냥 PLAY 누르면 무조건 영화 본편이 재생되도록 스펙에서 정하고 리모콘 버튼 수는 지금의 1/3로 줄여라!). 사진 찍는 것이 취미인 아버지를 위해 어머니가 블로그를 만드셨는데, 글을 작성하다가 다른 페이지로 잠깐 네비게이션하면 쓰던 글이 그냥 날아가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신다 (이건 간단한 JavaScript로 해결 될텐데). 디카에서 메모리 카드 뽑아 PC에 꽂으면 무조건 사진이 다운로드되도록 세팅은 해드렸는데, 폴더 개념이 어렴풋한 분들에겐 사진 관리나 편집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One-stop으로 사진을 관리하고 간단한 편집과 인쇄를 하실 수 있도록 적절한 툴을 찾아 보았는데, 돈을 주고 사려해도 적당한 것을 팔질 않는다 (Picasa는 한글이 안되고, 한국의 인화 서비스나 블로그와도 연결 안된다. Photoshop Elements + Album은 너무 UI가 복잡하기도 하지만 로그인 ID가 한글이면 동작하지 않는 다는 것을 가까스로 알아냈다). 우리나라의 노인층이 구매력이 크진 않겠지만, 자식들의 지갑은 열도록 할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점점 노인 인구 비율도 늘어난다던데…

아래 사진은 부모님 블로그에서 가져온 것 (우리집 아님!).

11 Sep 05 iCon 스티브 잡스

400 페이지가 넘어가는 비교적 두꺼운 책인데 짬짬이 며칠만에 다 읽었다. 그만큼 흥미진진하다. 간혹 번역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괜찮은 편이다.

스티브 잡스에 대해선 그저 엔지니어라기보다는 열정적인 사업가이고 주위 사람을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매우 강한 사람 정도로만 생각해왔는데, 여러가지로 기이하고 비정하기도 한 사람이란 것은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하지만 역시 깨달은 것은 그의 모든 인간적인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가 있었기에 지금의 애플이 존재할 수 있었고 (다른 식으로 성공할 수도 있었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애플과는 많이 달랐을 것 같다) 단지 카리스마 뿐만 아니라 상품에 대한 애정과 열정,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일에는 물러서지 않는 추진력과 적극성, 인재에 대한 욕심이 그의 성공의 밑천이었다는 것이다.

최근의 아이파드 나노와 같은 경쟁력있는 제품이나 내가 지금 이 글을 맥 미니에서 쓰고 있다는 사실만 보면 스티브 잡스도 수많은 실수와 실패를 거듭했다는 것이 잘 실감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도 그만의 색깔을 잃지 않고 결국 재기에 성공하게 되는 과정을 보면서 예전에 경영 관련 책에서 읽은 “기업마다 추구하는 가치는 다르다. 돈을 버는 것은 그 결과이고 추구하는 가치는 따로 있는 것이다”라는 문구를 다시 떠올렸다.

01 Sep 05 핵가족을 장려하는 정부 시책

우리 집에는 3대가 산다. 부모님을 모시고 산다고 하면 좀 염치 없는 얘기고,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었지만 육아 등 여러가지로 도움도 많이 받고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에서는 이렇게 사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전기요금을 보자. 전기를 돈 받고 파는 한전의 입장에선 좀 이상하지만 에너지를 수입하는 국가적 차원에서 보면 절전을 장려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요금을 세대별 누진제로 해놓으면 한 세대에 많은 식구가 사는 집은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이번에 정부에서 발표한 부동산 대책도 그렇다. 주택 보유수를 제한하고 합산 과세하고… 이 모든 것을 세대를 기준으로 한다면 한 세대에 가족이 많이 사는 가구가 여러가지로 불이익을 받게 된다. 부모님과 살고 있으면 나이가 많아져도 스스로 집장만도 하지 말라는 건지. 물론 같이 살고 있는 동안은 저축이나 하다가 분가할 필요가 있을 때 집을 사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정부가 주택 가격의 상승률을 은행 이자율 이하로 보장하지 않는 이상 손해일 수 밖에 없다.

내가 이런 쪽으로 잘 몰라서 쉽게 생각하는 것일 수 있겠지만, 누진 요금, 합산 과세나 보유수 제한 같은 조치에 있어 세대별로 합산 한 후 구성원 수(혹은 성인 구성원 수)로 나눈 값을 기준으로 하면 안되는 것일까.

01 Sep 05 아날로그 vs. 디지털

생명의 소리..아날로그
이런 류의 주장을 들으면 도대체 뭐라고 해야 할지… 한마디로 답답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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