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저녁 회사 사람들과 함께 신촌 아트레온에서 스타워즈 에피소드 3를 봤다. 1977년의 에피소드 4로 시작한 대장정을 마무리하기에 손색이 없는 명작으로서 특수효과에 치중한 에피소드 1, 2와 달리 긴장감이나 스토리의 탄탄함으로서도 봐줄만 했다. 워낙 오리지날 에피소드 4 시절부터 어린애들까지 타겟하는 영화였기에 가끔 좀 썰렁한 유머가 나오는 것은 이번 편에서도 마찬가지이긴 했지만 (기왕 PG-13으로 할거면 그런건 이번엔 좀 빼면 안되나? 원 대사보다 우리말 자막이 좀 더 그렇기도 한듯) 그래도 어릴 때 본 에피소드 4 이후로 가장 감동적인 스타워즈였다.
극장보단 주로 집에서 영화를 봐왔고, 어쩌다 애 데리고 애니메이션 보러갈 때에도 더빙판을 보다 보니 디지털 상영을 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아트레온에서 디지털로 첨 봤다. 아… 이걸 보고나니 왜 LCD보다 DLP, SD보다 HD라고 하는지 알아버렸다. 도저히 우리집의 홈씨어터에서는 나올 수 없는 화면… 하지만 다행히도 스타워즈가 HD-DVD로 발매되려면 아직 몇년은 있어야 할테니 그 때까진 굳이 집의 프로젝터를 업그레이드할 필요는 없겠다. 아뭏튼 이번 스타워즈는 스토리도 그렇지만 특수 효과에 있어서도 에피소드 1, 2보다 확실히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었다. 모든 화면이 다 좋기는 하지만, 초반의 우주 전투 장면에서의 동적인 카메라 움직임도 좋았고, 용암 행성에서의 광선검 대결도 멋있었다.
아트레온의 경우엔 생각보다 사람이 적었는데, 다른 극장에선 어떨지 모르겠다. 아트레온이 디지털 상영관 중에서 좋은 편은 아니라고 하니 극장에서 내리기 전에 상암이나 코엑스에서 와이프랑 한번 더 볼까 한다.
충분히 예상되었듯이, 구글에서 개인화 포탈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직은 “My Yahoo”와 비슷한 “My Google”이 기존 구글의 서비스를 한페이지에 모아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어서 특별히 새로운 기능은 없는 듯 하지만, 그동안 기능별로 별도로 제공되던 구글의 서비스가 본격적인 포탈화의 시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 포탈에서 개인화 서비스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는데, 항상 기존 문제에 대한 새로운 답을 내놓았던 구글이 이번엔 어떤 답을 내놓을지 기대된다.
몇 달 전에 읽기 시작한 책을 틈나는 대로 조금씩 읽다보니 이제야 다 읽었다. 아무래도 회사에서 기술쪽이 아닌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려다보면 줏어들은 풍월이라도 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경영 관련 책을 조금씩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는 재밌다. 이 책의 경우엔 너무 찔끔 찔끔 오랫동안 읽다보니 이젠 잘 기억나지 않는 부분도 많지만 평소에 내가 “회사”나 “경영”에 대해 막연히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그다지 잘못되었거나 순진/유치/무식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이 책에서 얘기하는 것들 중 많은 부분은 우리나라 현실에는 잘 안맞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예를 들어 지식 근로자에 대한 내용은 공감이 가기는 하지만, 우리 현실에 비해선 너무 앞서가는 듯하다. 물론 저자는 주로 선진국을 위주로 글을 썼을테니 우리나라도 한 10~20년 있으면 그렇게 될 듯도 하다.
원서여서 읽는데 더 오래 걸리기도 했지만, 요즘엔 기본적으로 책을 읽는 시간이 너무 적은 것 같다. 시간이 좀 날때에도 아무래도 어려운 책보다는 DVD나 Divx, 또는 블로그나 게시판에 더 눈길이 간다. 종이책에서 소설을 읽기보다는 넘쳐나는 영상물을 통해 간접경험을 하고, 수백페이지짜리 책을 첫장에서 끝까지 단선적으로 읽기보다는 하이퍼링크를 쫓아다니면서 짤막한 지식들을 습득하는 것이 개인들에게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까. 사회적으론 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온라인에서 블로그로 읽어도 되는 “조엘 온 소프트웨어”를 책방에서 보고 충동구매해버렸는데, 화장실과 출퇴근 길에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지만 잠깐 들춰본 바로는 번역이 매끄럽지 못해 (역자가 컴퓨터 전공이라 오역은 별로 없는 듯 하지만, 직역에 가까운 문체가 읽기에 거슬린다) 차라리 원서를 살 걸하고 후회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