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dane SF Manifesto (”현실적인 SF 선언” 정도로 번역되나?) – Slashdot으로부터.
나는 hard SF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해서 위의 사이트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FTL(Faster Than Light: 초광속)이나 평행 우주, 시간 여행이나 지적 외계인과의 접촉의 가능성을 SF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아인시타인이 상대성 이론에서 초광속 비행의 가능성을 부정했지만, 그는 불확정성 이론도 믿지 않았었다. 시간 여행이 불가능해보이지만 , E=mC^2를 모르는 사람에겐 항성이 수십억년동안 빛나는 것도 불가능하다. 우주의 90%가 도대체 어떤 물질인지 (아니면 물질이 아닌지) 조차도 모르고, 모든 사람의 머릿속마다 들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자의식이 뭔지도 모르는데, 왜 굳이 소설에서까지 지금 알려진 과학으로 상상력을 제한하려들까.
나는 우주선이 지나가면 소리가 나고, 모든 별의 중력이 대충 비슷하고, 외계인들이 모두 인간형으로 생겼고 영어를 할 수 있다는 것까지는 참을 수 있다. 그런 것까지 따지면 별로 볼 영화가 없으니까. 또 그런 것을 너무 사실대로 그리자면 재미가 없거나 영화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너무 어렵다는 것을 아니까. 그리고 SF에서도 결국 중요한 것은 과학적 사실성보다는 잘 짜여진 스토리이니까. 하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은, 지구를 구하기 위해 건들거리는 유전 굴착 기사들을 며칠만의 훈련으로 우주에 보내고, 자기 아버지가 조금 전에 죽었는데 애인이 살아왔다고 환호하는 그런 영화들이다. 또는 지구인은 항상 옳고 외계인은 (앞선 문명에도 불구하고) 생각이 짧고 충동적이어서 지구인의 훈시를 듣고서야 자기네끼리 평화롭게 사는 법을 알게 된다던가, 우주선에 선원에 수백 수천명이 있는데도 항상 위험한 일에 선장과 측근 몇 명이 앞장서고 일이 터지면 그 중에서 단역들만 죽는데 그들의 죽음에는 그다지 신경쓰지도 않는 그런 영화들이다. 다시 말해 SF에서 S를 배제하고 보더라도 엉성한 그런 영화들이다.
내가 좋아하는 타입의 SF는 비록 FTL같은 중요한 몇가지에 대해선 그냥 믿어주길 바라지만 나머지 디테일을 사실적으로 묘사해서 “이 정도 노력했으니 더 이상 따지지 말고 스토리에나 신경써라”라고 하는 류이다. Hard SF와 팬터지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긴 어렵지만 굳이 내 기준으로 나눠보자면 스타트렉이나, 재밌게 보긴 했지만 스타워즈는 이 경계선 밖에 있는 영화이고, 안쪽에 있는 영화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당연!), 컨택트, 딥 임팩트등이다. 경계선에 아슬아슬하게 걸치는 영화가 바빌론 5 정도? 이번 War of the Worlds도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만 그럴싸”했으면 좋겠다.
왜들 이리 다닥 다닥 붙어서 싸우는 걸까?

스타워즈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

스타쉽 트루퍼스

바빌론 5: “In the Beginning”

Serenity (예고편)
가설 – 레이저 등 전자기파를 이용하는 무기는 에너지 보호막이나 약간의 장갑으로 너무 쉽게 방어가 되기 때문에 실제로 질량을 가진 미사일이나 레일건 등의 무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광속보다 느린 이들 무기를 멀리서 쏘면 자동 방어 시스템이 중간에 요격하거나 회절시켜 버리기 때문에 충분히 근접해서 공격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다들 다닥 다닥 붙어서 싸우게 된다.
물론 실제로는 화면에 우주선 한대만 크게 나오고 나머진 대충 점으로만 보인다면 재미가 없기 때문이겠지만, 그래도 까다로운 관객을 위해 적절한 이유(변명?)가 한번쯤은 제시될 법도 한데, 아직까지 그런 설명이 나온 영화는 본 기억이 없다.

어제 저녁 회사 사람들과 함께 신촌 아트레온에서 스타워즈 에피소드 3를 봤다. 1977년의 에피소드 4로 시작한 대장정을 마무리하기에 손색이 없는 명작으로서 특수효과에 치중한 에피소드 1, 2와 달리 긴장감이나 스토리의 탄탄함으로서도 봐줄만 했다. 워낙 오리지날 에피소드 4 시절부터 어린애들까지 타겟하는 영화였기에 가끔 좀 썰렁한 유머가 나오는 것은 이번 편에서도 마찬가지이긴 했지만 (기왕 PG-13으로 할거면 그런건 이번엔 좀 빼면 안되나? 원 대사보다 우리말 자막이 좀 더 그렇기도 한듯) 그래도 어릴 때 본 에피소드 4 이후로 가장 감동적인 스타워즈였다.
극장보단 주로 집에서 영화를 봐왔고, 어쩌다 애 데리고 애니메이션 보러갈 때에도 더빙판을 보다 보니 디지털 상영을 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아트레온에서 디지털로 첨 봤다. 아… 이걸 보고나니 왜 LCD보다 DLP, SD보다 HD라고 하는지 알아버렸다. 도저히 우리집의 홈씨어터에서는 나올 수 없는 화면… 하지만 다행히도 스타워즈가 HD-DVD로 발매되려면 아직 몇년은 있어야 할테니 그 때까진 굳이 집의 프로젝터를 업그레이드할 필요는 없겠다. 아뭏튼 이번 스타워즈는 스토리도 그렇지만 특수 효과에 있어서도 에피소드 1, 2보다 확실히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었다. 모든 화면이 다 좋기는 하지만, 초반의 우주 전투 장면에서의 동적인 카메라 움직임도 좋았고, 용암 행성에서의 광선검 대결도 멋있었다.
아트레온의 경우엔 생각보다 사람이 적었는데, 다른 극장에선 어떨지 모르겠다. 아트레온이 디지털 상영관 중에서 좋은 편은 아니라고 하니 극장에서 내리기 전에 상암이나 코엑스에서 와이프랑 한번 더 볼까 한다.
주말동안 한일:
1. 팬영화의 극치 – 스타워즈 “Revelations”

Starwars Revelations는 스타워즈 팬들이 자원봉사로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는 영화로서 스타워즈 시리즈의 스토리에 기반한 팬 영화이다. 연기가 좀 서툴기는 하지만 특수효과는 웬만한 상업 영화에 못지 않다. 심지어 DVD 이미지 파일을 bittorrent로 받아 DVD로 구우면 아래와 같은 DVD 메뉴까지 나오고 special feature도 지원한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여배우인데, 비상업적 영화이고 여주인공이라고 다 인형처럼 예뻐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컴퓨터로 영화 편집이 쉬워졌다고 해도, 몇년동안 수십명이 온라인으로 협업해서 이런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2. 타이거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는(?) 경로를 통해 OS X 10.4 Tiger를 Mac Mini에 설치했다. 물결치는 효과말고는 dashboard도 그런대로 잘 동작하고, spotlight이나 automator도 쓸만하다. 아래는 새로운 Safari의 RSS 모드로 이 블로그를 본 것.

여러가지 기능이 추가되었지만 아직 활용하는데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Panther와 크게 다르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렇지만 타이거 설치하는 동안 틈틈히 사용한 Windows XP의 화면은 어찌나 촌스러워보이던지.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에서 GUI 디자이너 좀 스카웃해라.
3. 스몰빌
지난 몇주동안 열심히 본 TV 시리즈. 시즌 1~3은 DVD를 사서 봤고 시즌 4는 아직 DVD로 출시 안되었기 때문에 역시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는 방법으로 구해서 보고 있는 중. 좀 유치하기도 하고 시계추처럼 계속 왔다 갔다하는 사랑놀음이 슬슬 지겨워지기도 하지만 다음 편을 도저히 안볼 수 없게 만든다. 대화면으로 보면 스몰빌의 경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시원해져서 한번 쯤 그런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순진한 남자가 시골 헛간에 가만히 앉아있기만 하면 저녁마다 예쁜 여자들이 찾아오는 일은 눈에서 광선이 나가는 것보다도 더 일어나기 힘든 일이기에 그냥 화면으로 즐기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얼마전 타계한 크리스토퍼 리브의 “Somewhere in Time”. 우리나라에서는 “사랑의 은하수”라는 이름으로 TV에서 몇 번 상영한 적이 있을 뿐, 그다지 널리 알려진 영화는 아니다. 시간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어찌보면 좀 유치하고 단순하기도 한 내용이지만 배경으로 깔리는 음악이 너무 아름다워서 잘 잊혀지지 않는 묘한 매력의 영화. 이 영화에 주로 나오는 음악은 두가지인데 하나는 유명한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이고 또 하나가 여기서 소개하고자 하는 이 영화의 메인 테마이다.
멜론에 어떤 곡이 준비되어 있는지 볼 겸 해서, 생각나는 옛날 음악들을 검색해서 듣던 중에 Somewhere in Time이 생각났다. 검색 했더니 제법 여러 연주가 나온다. 물론 그 중에는 영화 Somewhere in Time과 관련없는 것들도 있었지만, 영화의 메인 테마를 연주한 곡들도 있었다. 그 중에서 김지연씨의 바이얼린 연주도 좋았고 특히 이태원씨가 부른 노래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문화생활과는 거리를 멀리한지가 꽤 되어, 와이프한테 물어봤더니 그 유명한 명성황후의 주인공이라고 한다. 원래 영화에선 보컬이 아니었지만 이태원씨의 연주는 영화를 눈앞에 떠올릴 만큼이나 원곡과 영화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나 iPod가 사진과 음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새롭게 불러일으킨다고 하는데, 내겐 멜론이 오랫만에 음악을 다시 듣게 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이글루스 플러스를 신청했다. 사실 용량이 부족하지도 않았고 이미지 외의 파일을 올릴 일도 별로 없긴 했지만, 그래도 광고하나 없는 서비스를 공짜로 잘 쓰고 있다는 것이 좀 마음에 걸리기도 해서 이글루스를 지원하는 셈치고 신청했다.
비록 하나의 파일이 5MB로 제한되어 있긴 하지만, 전체 용량이 무제한이라는 것은 상당히 과감한 것이다. 맘만 먹으면 폰카로 찍은 사진을 몽땅 이글루스에 올려놓고 사용할 수도 있고, 누군가 GmailFS 같은 것을 만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아무리 디스크 가격이 떨어지곤 있지만, 일부 사용자들이 이런 점을 악용한다면 조만간 서비스 조건이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아뭏튼 업로드 파일 종류 제한이 없어진 김에 짧은 비디오를 한번 올려봤다. 아래 비디오는 Babylon5에서 약 2분 정도씩 잘라낸 것. DVD 소스를 PDA용으로 재인코딩한 것이라 5M 제한이 있어도 이 정도 길이는 들어간다 (각각 4M 정도). 시즌 3 에피소드 10 “Severed Dreams”편인데 전체 5개 시즌 중에서 가장 액션이 많은 에피소드 중 하나이다. 저예산 신디케이션 TV 시리즈로서 코스트를 줄이기 위해 미니어쳐를 사용하지 않고 특수효과를 몽땅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한 최초의 TV시리즈 (라고 한다. TV시리즈는 아니지만 특수효과를 100% CG로 처리한 최초는 “The Last Starfighter“아니었던가?)
아직도 비디오 인코딩과 편집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드는 귀찮은 일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지금 디카 사진을 올리는 것이 블로그의 기본인 것처럼 비디오도 누구나 쉽게 올리게 되지 않을까. 그 외 멀티미디어 파일을 블로그에 올려 유용할 것으로 생각되는 것은 Jon Udell이 “screencast“라 이름 붙인 컴퓨터 화면을 동영상으로 캡쳐해서 올리는 일이나 podcasting 등.
옛날에 한동안 무척 재밌게 보던 TV 시리즈가 있었다. 원제는 “Home Improvement“인데, 우리나라에선 완전히 다른 이름으로 방영되었던 것 같다 (생각난 김에 지금 찾아봤더니 곧 시즌 1이 DVD로 나온다. 아마존의 wish list에 추가!)
Home improvement TV 시리즈는 재밌게 봤지만 정작 나나 와이프나 모두 집안 일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못했었다. 주5일 근무를 시작하면서는 시간이 없지 않았지만 그런 일에 시간을 쓴다는 것이 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고, 뭣보다도 안하던 일을 하려니 귀찮아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러던 내가 몇 주 전부터 주말마다 home improvement를 하느라 상당한 시간을 투자했는데, 사실 그 발단은 소위 “업글병”이었다.
지하실을 개조하여 서재 겸 home theater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몇 년동안 잘 써온 프로젝터에 슬슬 불만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 시작. 내가 보는 컨텐트는 90%가 16:9 와이드 포맷인데, 4:3인 프로젝터에선 위아래 잘리고 (상대적으로) 좁은 화면으로만 볼 수 있는 것이 답답했다. TV프로만 크게 보면 뭣하랴. 정작 크게 보고 싶은 컨텐트는 모두 와이드인데.
그래서 요즘 값이 많이 내린 와이드형 프로젝터로 업그레이드하기로 맘을 먹었다.
AV 관련 사업을 하는 친구에게 알아봤더니, 최신 모델을 시중가보다 좀 싸게 구해줄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이 모델은 내가 지금 사용 중인 것 보다 투사 거리가 더 짧아서, 우리 방의 크기에서도 와이드 90인치 스크린을 채울 수 있다는 점이 맘에 들었다. 당연히 스크린도 바꿔야 하는데 친구 말로는 요즘 LCD 프로젝터에는 컨트라스트비를 높일 수 있는 회색 계통의 스크린을 많이 쓴다고 한다.
여기서 한가지 걱정이 생겼다. 화면이 커지고 스크린이 회색으로 되면 당연히 화면이 어두워질텐데, 지금의 방에서는 낮에 차광이 완전히 되지 않는다는 점. 그래서 인터넷을 찾아봤더니 마침 완전 차광할 수 있는 블라인드가 그다지 비싸지 않았다. 주문한 지 며칠만에 받아서 설치했는데, 새 블라인드를 설치하고 보니 창틀이 맘에 들지 않았다. 사실 몇년 전에 AV룸 만든다고 방을 대폭 뜯어고쳤을 때 불만인 점이 딱 두가지 있었는데 창틀과 문의 색깔이 방 전체 색깔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녹색이라는 것.
그래서 집에 있던 원목 무늬 접착 시트를 한번 써보기로 했다. 옛날에 한두번 써보고 본격적으로 사용해보는 것은 처음이라 잘 될지 자신이 없었지만, 웬걸, 붙여놓고 보니 그럴싸했다. 조금만 멀리서 보면 감쪽같다. 어차피 블라인드로 가려 놓는 경우가 많았기에 창문 안쪽은 별로 보이지 않았지만 창틀이 눈에 거슬렸는데 이 부분은 거의 완벽하게 해결 되었다. 처음 시트를 붙이기 시작할 때에는 웬 쓸데 없는 짓이냐는 눈빛으로 쳐다보던 와이프도 결과를 보더니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여자들이 칭찬해주면 고무되어 한 술 더뜨는 것이 모든 남자들의 본성인지라, 내친 김에 역시 맘에 들지 않던 문에도 붙여보기로 결심했다.
주말에 킴스클럽에 가서 원목 무늬 시트지를 더 사다가 문짝에 붙이기 시작했는데, 이건 장난이 아니었다. 넓은 면적에 주름지지 않게 붙이는 것도 어려웠지만 문틀의 굴곡을 따라 붙이는 것도 어려웠다. 결국 초기에 약간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두 주에 걸쳐 고생한 끝에 그런대로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걸 어제 (10/16 토요일) 오전에 다 붙여놓고 잠시 쉬려하니 주문해놨던 와이드 스크린이 배달되었다. 업체 게시판에 갸냘픈 여자 둘이 가뿐이 설치했다는 얘기가 올라와 있길래 별로 걱정하지 않고 주문한 물건이었는데 스크린 원단을 잡아당겨 고정시키는데 엄청 힘이 들었다 (윗 글에서 “몹시 우락부락 할거라 짐작하시겠지만^^ 저 조그맣고 날씬한편입니다”라는 말이 안 믿어짐).
칠순이 넘은 아버지의 도움까지 받아가며 힘들게 스크린을 조립한 후 햄머 드릴로 콘크리트 벽을 뚫고 플라스틱 앙카(?)를 고정한 후 나사못을 박아 스크린을 걸었는데, 벽이 굴곡이 좀 있어 스크린 아래쪽이 뜬다. 고심 끝에 PC 슬롯 구멍 막는 철판을 자르고 굽혀 Z자 모양으로 만들어 벽에 고정 (이런 걸 어떻게 여자가…). 암튼 달아놓고 보니 예전 4:3 스크린보다 더 극장 분위기가 났다.
친구가 LCD 프로젝터엔 아무래도 회색 스크린이 낫다고 할 때 사실 반신 반의했었다. 물론 어두운 부분이 더 어두워지겠지만 밝은 부분도 같은 비율로 어두워질텐데 눈이 잠깐만 적응하면 상대 밝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괜히 화면이 전체적으로 어두워만 지는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선입견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무래도 컨트라스트비가 좋아진 것 같다 (물론 같은 프로젝터에서). 이제 주문해 놓은 프로젝터만 받아 설치하면 끝.

내가 일하는 통신 시스템 분야에는 “Single Point of Failure”라는 용어가 있다. 한 곳만 고장나면 전체 시스템이 동작하지 않는 부분을 일컫는 말인데, 모든 중요한 시스템은 이러한 Single Point of Failure가 없도록 주요 부분이 이중화되어 있거나 그게 기술적으로 어려운 경우엔 이 부분은 거의 고장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물론 최근들어 특히 인터넷 관련 시스템의 경우 time to market이나 비용 절감이 강조되면서 예전만 못한 신뢰성을 보이는 경우도 많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서비스가 중단되어도 고객 불평 외엔 큰 문제가 없는 경우에 그렇고, mission critical한 시스템에선 여전히 설계 당시부터 시스템의 신뢰성이 확보되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시스템의 여러 부분이 무선 통신망에 의해 연결되는 경우엔 통신이 끊기는 것을 당연히 가정하고 시스템을 설계 구현하게 된다.
민간의 통신 시스템이 이러한데, 군사용 시스템은 당연히 더 할 것이다. 그런데, 많은 SF영화에선 그런 것 같지 않다.
스타워즈







스타워즈 에피소드 4에서 작은 달만한 크기에 화력으로 대적할 상대가 없는 Death Star를 1인용 소형 전투기로 폭파시킬 수 있었지만 이건 Death Star의 설계도를 많은 희생을 무릅쓰고 입수하여 치밀하게 약점을 분석한 후 2M 크기의 작은 구멍에 폭탄을 정확하게 투하해야 했는데, 이건 정상적으론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결국 루크 스카이워커가 Force의 힘에 의해 성공할 수 있었다.
여기까진 그런대로 말이 되는 스토리였다. 하지만 에피소드 4가 성공한 후 조지 루카스는 이 방법을 너무 남용하게 된 듯 하다.
에피소드 5는 결말 없이 끝났으니까 논외로 하고, 에피소드 6에서 재건된 Death Star를 파괴하는 데엔 역시 중앙부로 들어간 밀레니엄 팔콘호가 레이저를 한방 쏘는 것으로 충분했다. 한번의 실패에도 Death Star의 설계자들은 별로 배운 것이 없는 듯 하다. 어떻게 가장 중요한 심장부까지 밀레니엄 팔콘호 정도 크기의 우주선이 날아서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을까. 그토록 중요한 원자로가 레이저 한방 맞았다고 안전장치도 없이 전체가 연쇄폭발하도록 만들어 놓은 것도 말이 안된다.
20년이 지난 후, 에피소드 1에선 좀 더 심하다.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포스가 유례없이 강하긴 했지만, 얼떨결에 들어간 격납고에서 소형 전투기가 쏜 레이저 한방에 우주정거장 전체가 폭발하고, 수천대의 전투 로봇이 통신이 두절되었다고 그 자리에서 동작을 모두 멈춰버린 것은 정말 관객들의 지능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스타워즈가 비록 SF라기보단 판타지에 가깝다고는 하지만, 장르가 무엇이건 간에 스토리 전개는 논리적이어야 하지 않는가.
인디펜던스 데이




이쯤 되면, 아마 왜 인디펜던스 얘기는 안나오나 하고 생각할 것 같다. 물론 인디펜던스 데이 같은 영화를 놓고 말이 되느니 안되느니를 따지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지만 (이 문장은 말이 되나?).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그 정도 돈을 들여 영화를 만드는데 감독이나 제작자에게 “이건 정말 말이 안된다. 내용을 좀 바꿔보자.”라고 할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영화 제작에 문외한인 내겐 이해가 안된다. 컴퓨터 바이러스를 외계인의 우주선에 업로드한다는 것도 당연히 말이 안되지만, 시스템 설계 관점에서 볼 때 모선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해서 (모선엔 컴퓨터가 하나밖에 없나? 아니면 다들 서비스팩 2를 안깔았나?) 각 도시 상공에 있던 각 우주선과 소형 전투기들까지 하나같이 실드가 해제되었다는 것 역시 분산시스템을 설계하는 입장에서 보면 말이 안된다 (하지만 ID4를 갖고 이런 것을 따지고 있다니… 정말 말이 안되는 것 같다).
이 외에도 이런 식으로 대충 결말을 마무리하는 SF 영화는 수도 없이 많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영화란 다 그런 것 아니냐. 훨씬 강력한 적과 상대해서 거의 죽어가다가 끝에가서 의외의 역전을 해야 하는데, 스토리 전개상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시스템을 설계하는 엔지니어의 입장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터미네이터 시리즈이다.

터미네이터를 보면서 저 로봇은 정말 지겹게도 다시 살아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전투용 시스템이라면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나도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팀원들에게 종종 이런 얘기를 한다.
“우리가 만드는 시스템은 터미네이터 같아야 한다. 죽어도 죽어도 다시 살아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터미네이터 수준에 이르려면 아직 멀었고 스카이넷이 아닌 우리 인간들이 그만큼 완벽한 기계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뭏튼 전세계의 수많은 엔지니어들은 자신들이 만드는 시스템이 스타워즈나 ID4에서처럼 허무하게 무너지지 않도록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P.S. 마지막 문장을 써놓고 보니 마치 엔지니어들이 악의 편에서 일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그건 아님
Update 04/10/20: IE에서 레이아웃이 깨져서 수정.

Mad About You는 출퇴근 때 영어 리스닝도 할 겸, 또 Helen Hunt가 나나 와이프 모두 좋아하는 배우라 사게 되었다. Pocket-DVD Studio를 이용해서 PDA에서 보기 적합한 형식(320×240, 약 280kbps XviD)으로 변환 중인데, 한편이 약 50MB 정도 된다. 비디오 인코딩(이경우엔 정확히는 트랜스코딩)이야 말로 지금 갖고 있는 PC(P4 2.4GHz)를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하는 유일한 용도인데, Pocket DVD Studio로 DVD에서 바로 AVI를 만들 경우 인코딩 시간이 실제 재생시간보다 조금 더 걸린다. 사실 직접 인코딩은 DVD 드라이브에 무리를 준다는 얘기도 있고 매 편마다 손이 가므로 좀 귀찮기도 하지만, DVD 자막을 비디오에 포함시키(면 영어 리스닝에 도움 안되는 것 알고 있지만…)는 것도 쉽고 해서 자주 사용하게 된다. Seinfeld가 좋다는 평이 많아서 더 사고 싶었지만, 11월에나 나온다고 해서 이걸 먼저 샀는데 첫 두편을 본 느낌은 괜찮았다. 아무래도 한동안 차보단 지하철을 많이 타게 될 듯.
Starwars Trilogy는 역시 명성대로 대단한 화질 향상을 볼 수 있었다. Episode 4의 경우 화질이 좋아지면서 오히려 세트의 엉성한 부분이 더 돋보이기도 했지만, 돈을 많이 들인 Episode 5부터는 일부 특수 효과가 서툰 몇 몇 장면을 제외하면 요즘 영화와 비교해도 별로 손색이 없다. 다큐멘터리가 볼 만 하다고 해서 연휴동안 본편은 다 못봐도 다큐멘터리는 웬만하면 볼 계획이다.

원 출처는 모르겠고, mooni님 블로그에서 봤습니다.
도대체 누가 이런 그림을 공을 들여 그리는 것일까? 이 경우는 틀림없이 우리나라 사람일텐데, 평소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시간이 많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이건 그냥 할일없고 시간많은 사람의 실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얼마 전 화재가 되었던 “저글링 4마리“를 보고도 감탄했지만, 인터넷이란 곳이 아직까진 마케팅이나 브랜드 없이 기발한 아이디어와 어느 정도의 수고만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 수 있는 곳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