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식구들과 드라이브삼아 영종도의 카페오라에 갔다. 왕산, 을왕리 해수욕장 부근 해안도로에서 산쪽으로 100미터쯤 올라가면 있는 곳.
사진으로 보기보다 상당히 가파르고 인도가 따로 없어서 걸어올라가긴 좀 불편하고 1층에 주차 시설과 발레 서비스가 잘 되어 있다.
건축문화대상을 받은 건물이라는데, 입구에서부터 자랑스럽게 그 사실을 밝히고 있다.
굳이 수상경력이 아니더라도 건물 하나는 안에서나 밖에서나 정말 멋지다.
하지만 낮에 갔더니 홈페이지의 사진에 나온 것 같은 분위기는 없다 (너무 당연한가?) 암튼 넓직한 테라스에는 기념사진 찍는 사람들이 보인다.
음식은 전반적인 분위기에 비해선 비싼 편은 아닌데 (파스트가 1만원 후반대 정도) 맛은 그냥 웬만한 수준.
저녁 때 데이트하러 가면 분위기 있을 것 같은데, 일요일 낮 일찍 갔더니 아저씨들이나 가족 손님이 많았다. 우리집도 애기가 계속 시끄럽게 주위에 민폐를 끼쳐서, 결국 커피는 안에서 못마시고 들고 나와야만 했다.
직각 모서리가 하나도 없는 모던한 디자인과 인테리어에 여유있게 배치된 좌석과 탁트인 복층식 구조가 맘에 들어서 나중에 저녁시간에 한번쯤 더 와보고 싶은 곳이다.
얼마 전 “윤미네 집”이 복간되었다.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가 20년 전에 초판을 내셨던 이 책은 누나가 태어날 때, 즉 지금으로부터 무려 46년 전 부터의 사진을 담고 있다. 생각보다 책이 잘나가서 벌써 3쇄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아마도 출판사가 홍보를 잘한 덕택이겠지만 책을 구입한 사람들이 블로그 등에 올린 글을 보면 자기 가족의 추억을 간직하는 가치를 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 같다.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된 이후로 더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게 되었지만 그 중에 46년 후에도 찾아 볼 수 있는 사진이 얼마나 있을까. 누구나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하다 미처 복사하지 못한 사진, CD-R에 구워놨는데 읽히지 않는 사진, 어딘가에 있겠지만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없는 사진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 집에는 수만장의 필름이 보관되어 있는 캐비넷이 몇 있었다. 윤미네 집에 사용되었던 필름의 대부분은 찾을 수 있었지만 복간하고자 했을 때 일부는 결국 찾을 수 없었다. 물리적 공간을 차지하는 필름도 잃어버리지 않고 보관하는 것이 힘든데 하물며 디지털 파일이야.
윤미네 집 사진의 저해상 버전은 사진 전문 웹사이트에 올려져 있으나 이 사이트가 망하거나 잊혀지지 않고 얼마나 오래 운영할지 걱정이 된다. 서버를 임대하고 사이트를 호스팅하면 호스팅 업체가 망하더라도 쉽게 다른 서버로 옮길 수 있겠으나, 그 때쯤에는 사진 게시판에 사용했던 소프트웨어가 더 이상 관리 안되고 최신 PHP나 mySQL 버전과 호환되지 않을 가능성도 많다.
NASA가 달착륙 비디오를 제대로 보관하지 못하는데 일반인들이 수십년전에 찍은 사진 파일을 스스로 제대로 보관하고 찾아볼 수 있기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위에서 얘기한 이유들 때문에 social network이나 사진 호스팅 사이트에 업로드해두는 것도 해결책이 못된다.
우리 삶의 점점 더 많은 부분이 디지털 데이터로 기록되고 있으나 이 데이터들의 유효 수명은 더 짧아져가고 있다. 작년에 새로운 서비스를 구상하면서 이 문제의 개선을 중요한 목표로 제시하였으나 사내에서도, 제안을 받은 모 대기업에서도 이 가치를 중요하게 인식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윤미네 집이 3쇄에 들어가고 대형 서점의 예술 부분 베스트 셀러에 올랐다고 하지만, 어쩌면 이런 걸 중시하는 사람들은 그래봐야 소수이거나 회사의 의사 결정권을 가진 바쁜 사람들과는 다른 부류의 사람들인 모양이다.
첫째와 11년 차이 나는 둘째 주하. 하루종일 배에만 붙어 있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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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애에게 시조가 뭔지 가르쳐주다가 함께 만들어본 시조.
생각이 나지않아 네이버 찾아보니
찾는건 안나오고 광고만 나오더라
인터넷 좋다하더니 필요한건 없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