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모바일에선 이메일 사용이 관건이라고 한다. 물론 미국 얘기다. 미국에선 모바일 인터넷에 대한 모든 조사에서 이메일이 항상 1순위로 중요시되지만 소위 모바일 인터넷의 선진국이라는 우리나라에선 전혀 그렇지 않다.
외국에선 기업용이건 개인용이건 이메일이 모바일 인터넷의 킬러앱으로 꼽히는데 우리나라에선 그렇지 못한 이유가 뭘까? 다음은 내가 지금까지 생각해 본 이유들.
1. 우리나라엔 business traveler가 별로 없다.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에선 무슨 비지니스를 하건 비행기타고 출장을 많이 다니게 마련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웬만한 기업의 본사는 다 서울에 있기 때문에 출장이란 것이 별로 없고 그냥 잠깐 나가서 미팅하고 사무실 돌아와 메일 체크하면 그만이다.
2. 우리나라 회사원들의 생산성(& 임금)이 낮아서 투자 효과가 적다.
무선 인터넷 장치의 코스트는 별 차이 없지만 우리나라 직원들의 연봉은 미국 직원들의 연봉보다 꽤 낮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에선 그냥 몸으로 때우는 것이 더 싸다.
3.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메일을 덜 쓴다.
아마 이게 가장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조건 얼굴 맞대고 회의를 해야 뭐든 풀리지, 메일만 주고 받아서는 잘 결론을 못내고 그 때문인지 메일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도 않는다. 자신의 생각을 체계적으로 기술하는 것이 익숙치 않은 탓일까 아니면 우리나라에선 많은 일들이 문자화하기 좀 곤란한 방식으로 해결되기 때문일까. 회사 안에서 오가는 메일을 읽어보면, 주장하는 바를 체계있고 설득력있게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또 한편으론 이런 이유도 있을 것이다. 지금 사장을 하고 있는 한 친구로부터 들은 얘긴데, 사장이 아랫 사람에게 지시할 때에는 좀 모호해야만 나중에 그 일이 잘 안되었을 때 아랫 사람을 야단칠 수 있다고 한다. 말로 해도 너무 명확하면 나중에 문제되는데 하물며 이메일로 정확하게 지시를 했다가 잘못되면 나중에 자기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 윗사람들이 실무를 잘 몰르는 경우가 많아 명확한 지시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도 많다. 딜버트를 보면 외국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기도 하지만 외국에서 실제로 일하다 온 친구들 얘길 들어보면 실제론 꽤 차이가 난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선 메일 보다는 전화 통화로 지시하는 것이 더 편한 것도 있을 거 같네요. 아무래도 더 보편화 되있죠. 특히나 회사에서 간부급 정도 되시는 분이라면 거의 나이가 지긋하실테고, 그런 분들은 컴퓨터 자판이나 핸드폰 버튼을 누르는 것보다는 전화 걸어서 지시하는 게 더 편하니까요.
그것도 있지만, 처음 SMS 기반으로 서비스를 마련했고 무선 통신 사업자도 거기서 다른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요즘엔 웬만한 회사의 간부급이라고 해도 나이는 꽤 젊은 분이 많은데, 문제는 그런 자리에 가면 조로해버리는 수가 많다는 거죠. 그래서 정확한 내용을 모르니 메일로 정리해서 지시하긴 어렵고 그냥 말로 대충 얼버무리거나 그 자리에서 물어봐가면서 대답에 코멘트하는 식을 지시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南無님, 무선 통신 사업자도 여러가지 서비스에 무척 관심은 많습니다. 다만 돈이 안된다고 생각하거나 실제로 안되는 것일 뿐이지요. 예를 들면 PDA폰에 별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많은 관심을 갖고 보고 있지만 그걸로 사업자 입장에서 돈 벌 방법이 마땅치 않고 오히려 기존 서비스에 영향만 줄테니 주저하는거죠.
간부든 실무자든 간에 우리나라 직장인들 중에서 상대방에게 이메일을 통해서 논리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업무 관련 이메일임에도 불구하고 친구한테 메일 쓰듯이 정리되지 않은 글들을 보내는 분들이 대부분이더군요. 뛰어난 인프라만큼 사용자들의 활용 능력이 부족한 경우라 할 수 있죠. 따지고 보면 교육의 문제라고 해야 하나요? 예전 학교에서는 시험치는 것만 가르쳐줄 뿐 자신의 생각을 글이나 말로 표현하는 것은 우선순위에서 밀려 그다지 중요하게 가르치지 못했으니까요..
alphageek// 관심이 없다는 의미는 alphageek님이 말씀하신 것과 마찬가지 이유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수 많은 신기술을 도입하고 하는 것도 무선 통신 사업자인 건 마찬가지이지만, 기존 서비스를 대체해서 신규 서비스로 옮기려는 생각이 없으니까요. 굳이 잘 벌리는 서비스를 놔두고 딴 것으로 대체할 이유는 없긴 하지만… 그런 태도는 그리 좋아하진 않습니다.